Self Branding
Self Branding
‘나라는 브랜드를 설계하라’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리뷰 겸, 셀프 브랜딩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최근 사회에서 과연 능력만으로 다른 사람과 차별을 둘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압도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남들과 격이 다른 노력을 한 사람이라면 본인의 능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충분한 능력을 가졌다고 해도,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나는 셀프 브랜딩에 큰 관심을 가진 1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블로그도 운영하고, 현재는 좀 뜸하지만 과거에 오픈소스 사이트인 깃허브 활동도 열심히 했다. 셀프 브랜딩에 대해 혼자서 고민도 많이 해보고, 이 고민의 결과를 실적(?)으로도 내봤다. 이런 내 경험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Sooftware
가끔 AI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꽤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오 sooftware님 반갑습니다!”, “수환님 깃허브 아이디가 기억에 잘 남는다” 등의 말들을 많이 듣는다. (심지어 깃허브에서는 외국인들에게도 아이디가 Awesome하다는 말을 꽤 듣는다! 😎)
sooftware는 내가 인터넷 상에서 쓰는 닉네임이다. (블로그명, 오픈소스 커뮤니티 GitHub 아이디 등)
내 이름인 Soohwan과 software를 합친 내가 만든 합성어다. 대학교 2학년때 공부 블로그를 운영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몇일동안 블로그 이름을 뭘로할지 고심한 끝에 🤔 나온 결과물이다. (지금까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흔한 한국 사람들 아이디처럼 자기 이름 initial + 생년월일 조합으로 아이디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내 블로그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독특한게 뭐가 있을지 고민해서 만들게 됐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이 ‘sooftware’라는 독특한 닉네임에 내 블로그나 깃허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내 블로그명/깃허브 아이디와 내 이름을 더 잘 기억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이 sooftware라는 닉네임이 나에게는 큰 상징성을 가진 닉네임이 됐다. 구글에 김수환, Soohwan Kim을 검색하면 나와 관계없는 자료들만 나오지만, 구글에 sooftware를 치면 내 블로그와 깃허브 사이트 및 내가 작성한 여러 블로그 글과 내 사진까지 나온다. 인터넷 상에서 특정 키워드가 나를 가르킨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내 지인들에게도 블로그 혹은 깃허브 아이디 같은 경우는 기억에 잘 남고, 독특한 아이디를 고민해보는 것을 추천하곤 한다. IT 시대인만큼 내 ‘인터넷 이름’도 필요한 것 아닐까? 심지어 내 이름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결정되지만, ‘인터넷 이름’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KoSpeech
KoSpeech는 내 대학교 졸업 프로젝트였다. ‘한국어 음성 인식’을 주제로 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였는데, 이 프로젝트의 원래 이름은 ‘Korean-speech-recognition’이였다. 다소 심심한 이름이였는데, 오픈소스 프로젝트인만큼 깃허브에서 Star를 몇개받느냐가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성공적이였는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라고 생각했다. (깃허브에서는 스타가 많을수록 많은 개발자들의 관심을 받은거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당시에 겨우 8개 정도의 Star만 받고는 한참 정체되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기능적으로 봤을때 나는 더 많은 스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이 프로젝트를 더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프로젝트 설명란에 검색에 더 잘 걸릴 수 있도록 사용한 기술인 ‘PyTorch’와 음성인식 오픈소스쪽에서 많이 검색되는 키워드인 ‘End-to-End’를 추가해서 ‘Open-Source Toolkit for End-to-End Korean Automatic Speech Recognition leveraging PyTorch and Hydra.‘로 설명을 수정했다. 그리고 프로젝트명을 더 짧고 기억에 남으면서도 어떤 프로젝트인지는 표현이 되도록 ‘KoSpeech’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유입된 개발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프로젝트 설명을 쓰는 README.md를 최대한 흥미를 끌도록 여러번 고치며 개선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였다!
🌟가 하나 둘 찍히기 시작했고, 졸업할때쯤에는 200개를 넘기며 한국어 음성인식 오픈소스 중에는 가장 많은 🌟를 기록했다. (심지어 네이버에서 공개한 음성인식 오픈소스보다 더 많았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본 당시 선망하던 회사의 선망하던 팀인 카카오브레인 NLP 팀에서 인턴 제의를 했고, 내 커리어 시작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으니, 굉장히 큰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볼 수 있다. 내가 당시에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개발에만 집중했다면, 어쩌면 이런 기회가 없을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라는 브랜드를 설계하라
앞에 설명한 내 경험처럼, 이 책에서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셀프 브랜딩’을 해야 현재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브랜드가 된 CEO(일론 머스크)와 브랜드가 되지 못한 CEO, 브랜드가 된 의사(오은영)와 브랜드가 되지 못한 의사 등, 브랜드가 된 사람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확률이 높다.
셀프 브랜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저자는 총 10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혁신가, 리더, 이단아 등 10가지 유형의 대표적인 브랜딩 전략을 소개해주는데, 읽으면서 나는 어디에 가장 적합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는 재미가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이 10가지 유형 대부분 맞는거 같은 부분도 있고, 아닌거 같은 부분도 있어서 딱 이거다! 싶은 유형은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은 이 10가지 유형보다도, 내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내가 알아야하고, 브랜딩을 할 대상(취업하고 싶은 회사 등)이 원하는게 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 때로는 관점을 바꿔서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일을 엮어서 어필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중요했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 브랜드는 어떻게 설계해야할까?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이 들었던 질문이다. 나는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떤 대상에게 브랜딩을 해야할지, 그리고 어떤 방법이 효율적일지, 나를 브랜딩했을때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아래는 객관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내가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정리해봤다.
- 나는 20대의 젊은 나이의 창업가다.
- 나는 스타트업의 A.I. team leader로써 Dearmate라는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이건 굉장히 독특하고 희귀한 경험이다.
- 나는 GitHub에서 많은 Follower와 Star를 가지고 있다.
- 나는 흔히 말하는 ‘네카라쿠배’ 출신의 엔지니어다.
- 나는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스타트업 공동 창업이라는 도전을 했다.
- 나는 여러 컴피티션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 나는 하루 수백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다.
앞으로 어떤 방향을 더 발전시키고, 어떤 포인트들을 추가해야할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될 것이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경험들 중에 어떤 부분을 내가 놓치고 있는지도 한 번 돌이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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