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owback 2024
Throwback 2024
어느덧 4번째 1년 회고글이자, 5년차 회고글입니다! 2024년은 유독 길게 느껴졌습니다. 2024년은 회사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힘들면서도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많은 추억 또한 남긴 한 해였습니다.
🏢 SAMSUNG C-Lab Outside
올해 저희 튜닙이 C-Lab Outside에 선정됐습니다. C-Lab Outside는 매년 삼성에서 뽑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C-Lab 혜택으로 1억의 지원금과 ‘삼성 서울 R&D 캠퍼스’에 사무실이 지원됐습니다. 기존 사무실은 판교에 있었기에 올해 초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실이 판교에서 양재로 멀어져서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는 게 걱정됐는데 다행히 삼성에서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해서 편하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출근 버스가 6:40 한 타임밖에 없어서 기존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요 🥲
머슴짓도 대감 집에서 해야된다더니, 삼성 밥을 먹으며 이 말이 크게 체감됐습니다. 😭
매일 밥 먹을때마다 맛있는 메뉴들 중 뭘 먹을지 골라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아침 / 저녁에는 밥 대신에 코인샵에 가서 5코인 내로 음료, 간식, 샐러드, 과일 중 알아서 골라서 가져갈 수 있었는데, 출퇴근할때 코인샵 들려서 필요한거 골라서 가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C-Lab 사무실 지원이 2024년까지라 말일인 12/31에 양재 AI Hub 사무실로 또 한 번 이사를 했습니다. 사무실은 크게 아쉽지 않지만 삼성에서 주던 맛있는 밥과 코인샵은 그리울 것 같습니다.
카카오에서 나와 네이버 D2, 삼성 C-Lab을 거쳐서 이번에는 양재 AI Hub까지 여러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것도 스타트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The Startup Valley of Death
초기 스타트업이 3년차에 힘들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를 흔히 Valley of Death라고 합니다. 저희만은 다를거라 생각했지만 애석하게도 저희 역시 3년차가 되기 무섭게 여러 위기에 맞닥뜨렸습니다.
올해 초에 대대적인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있었습니다. 저희 튜닙은 2021, 2022 AI 온라인 경진대회, 2022 AI Grand Challenge 등을 통해 정부로부터 꽤 많은 지원금을 받았습니다. R&D 마피아 같은 말들이 있지만 저희는 정부에서 주최한 대회에 나가서 당당히 입상하고 지원금을 따냈기 때문에 이러한 예산 삭감이 당장 저희가 진행 중인 과제와는 연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22 AI 그랜드 챌린지’로 2024년에 지원받기로 약속된 10억원 중 80%가 삭감되어 2억원만 지원해줄 수 있다는 통보가 날라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저희 과제가 가장 큰 폭으로 삭감됐다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이미 짜여진 2024년 예산안을 뒤엎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 주위 여러 스타트업들에서 구조조정, 권고사직, 폐업과 같은 말들이 많이 들렸었지만 저희와는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게 무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회사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했고, 회사의 좋지 않은 상황과 구성원들의 이직 시기가 맞물리며 많은 분들이 퇴직/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퇴사하긴 했지만, 이렇게 한 번에 많은 분들이 퇴사하게 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회사의 공동창업자로써 이런 상황이 오게 된 상황에 대해서 책임감도 느끼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며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 울트라 러닝 - Backend
저는 ‘AI 엔지니어’라는 직업 정체성을 가지고 일을 했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데이터 관련 작업 / AI 개발 / AI 모델 서빙 정도의 작업들을 위주로 업무를 했습니다. 저희 튜닙에서 ‘디어메이트’라는 서비스와 TUNiBridge라는 자연어처리 API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거기에 들어가는 AI 개발을 담당했었고 백엔드 업무는 다른 인원들이 맡았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백엔드 업무를 보던 인원들이 퇴사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한 명 인수인계 받으면 그 다음 사람 인수인계 받고.. 의 연속이였습니다. 😭
기존에 백엔드 업무를 하지도 않았지만, 여러 백엔드 개발자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고 유지/보수하는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 이슈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매일이 새로운 버그와의 사투였습니다. 😭 🐞
저희 서비스가 MSA 아키텍처(Microservice Architecture)로 개발되어 있어서 디어메이트라는 서비스가 여러 작은 프로젝트들의 집합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각 프로젝트별로 인스턴스, Lambda 함수, CloudWatch 등이 모두 따로 있는 구조입니다. 서비스에서 버그가 나면 어느 쪽을 살펴봐야하는지를 파악하는것부터도 저에게는 큰 난관이였고, EC2 정도나 사용해봤던 AWS(Amazon Web Services)의 ECS, SQS, Lambda 등의 기능들에 대해서 파악하는건 더더욱 머리가 아팠습니다. 😩
그렇게 올해 중반기 정도부터 몇 달간 삽질의 연속이였습니다. 한국에서 기본적인 영어 교육을 받고 당장 미국 땅에 떨어져서 생활해야하는 기분이였습니다. 그렇게 몇 달간 이미 있었던 이슈, 새로 생긴 이슈, 당장 필요한 개발들을 처리하다보니 점점 전체적인 구조에 대한 파악이 됐고, 어느 순간부터는 적어도 저희 서비스에 대한 백엔드 작업은 처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울트라 러닝‘은 제가 연초에 읽은 책입니다. 어떻게 짧은 시간동안 큰 학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책이였는데, 돌이켜보니 제가 의도치는 않았지만 백엔드 업무에 대해서 울트라 러닝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울트라 러닝은 세 가지 정도의 핵심 포인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학습하고자 하는 대상에 몰입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라.
- 냉정하고 비판적인 피드백을 받아라.
- 굉장히 높은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라.
위 3개의 키 포인트 중 1-2번에 대해서는 상황상 어쩔 수 없이 아래처럼 자동으로 적용이 됐습니다. 😅
- 사내 유일한 개발자로서 내가 버그를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 내가 개발한게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반영이 되는 특수한 상황
- 내가 작업한게 잘못되면 서비스가 다운되거나 버그가 해결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상황 덕분에, 비교적 짧은 기간동안 거의 전무했던 제 백엔드 역량이 크게 향상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 고생한 기간 덕분에 제게 백엔드라는 새로운 무기가 하나 더 생길 수 있었습니다. 😎
🧩 Special Moments
2024년은 개인적으로도 기억할만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 혈육의 결혼
올해 3살 위인 누나의 결혼이 있었습니다. 결혼하는 본인과 저희 부모님이 가장 정신없었겠지만 저도 상견례 참여, 결혼 전 가족 여행, 결혼식까지 꽤 신경이 쓰였습니다. 결혼식까지 잘 마무리됐고, 매형이 저희 새로운 가족으로 들어오게 됐습니다. Welcome! 🎉
✈️ Journey
작년에는 해외 여행은 못 가고, 울릉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올해는 해외 여행 2곳과 국내 여행 여러 곳을 다녀왔습니다! 연말에 목표했던 한라산 등반은 날씨 이슈로 인해서 못 다녀왔지만 🥲, 그래도 올해에는 여러 곳을 여행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 SAIPAN
여름에 여자친구랑 사이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Håfa adai! 🤟 (안녕하세요)
저랑 여자친구 둘 다 물에서 노는걸 좋아하는데, 바다가 이쁘기로 유명한 사이판에 다녀왔습니다. 해외 여행을 동남아 쪽으로만 다녀본 터라, 다른곳도 가보고 싶었는데 나름 미국(?)에 처음으로 가보게 됐습니다.
마나가하섬에서의 스노쿨링,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인 그로토 스노쿨링, 켄싱턴 호캉스 등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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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link
특히 마나가하섬에서 스노쿨링하면서 위 사진의 새끼 상어를 만났는데, 새끼지만 야생의 상어를 보는건 처음이라 초흥분상태로 상어를 엄청 따라다녔습니다. 직접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싶었지만 어찌나 빠르던지 직접 찍지는 못했습니다. 😩 나중에 사이판 원주민에게 들은 얘기로는 더 깊은 수심으로 가면 저 새끼의 부모들도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
사이판은 주말이 되면 온가족이 모여서 바닷가에서 바베큐를 해서 먹는 문화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연히 지나가다가 보고는 여자친구랑 저 둘 다 ‘끼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아는 원주민이 없으니 우리끼리 하자! 라는 생각으로 호기롭게 숯이랑 고기랑 싸서 호텔 앞 바닷가 바베큐 테이블로 갔습니다. (사이판에는 비치 바베큐 테이블이 대부분 있습니다!) 하지만 바베큐의 시작인 불 붙이는것부터 잘 안 되는 바람에 주위 원주민들에게 라이터를 빌리러 다녔습니다. 😤
그러는 저희가 측은하게 보였는지.. 라이터를 빌려주려던 머피(아래 사진)의 초대로 원주민 가족과 함께 바베큐 파티를 즐겼습니다! 🍗 🥳
머피가 사이판의 방식을 보여주겠다면서 바나나잎을 뜯어서 깐 다음에 바베큐도 직접 다 해주고 소주까지 제공해줬습니다. 😭
머피네 가족과 바베큐 파티를 즐기며 머피가 지금 하는 일(배 선장), 머피가 미국 배에 타서 일했던 얘기, 미국에 가서 외로웠었던 기억을 얘기하며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준 얘기를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고,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준 머피네 가족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 OSAKA
11월에는 대학교 친구들과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 국내 여행은 종종 다녔지만 해외 여행은 처음이기도 했고, 일본은 처음 가보게 됐습니다.
USJ(Universal Studio Japan), 교토, 난바, 아메리카무라, 온천 등 친구들과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온김에 뽕 뽑고 놀자라는 생각에 하루 4-5끼씩 먹고 종일 걸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별 기대 안했던 USJ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였을 정도로 만족스럽게 놀고왔습니다. 해리포터부터 닌텐도 월드, 여러 기념품 상점들까지 하나하나 정말 재밌었습니다. USJ 가실 분들은 처음에 조금이라도 빨리 들어가는게 중요하니 꼭 오픈런 추천드립니다. 🏃
초밥, 라멘, 야끼토리 등 다 맛있었지만 교토 ‘우나기 소라’에서 먹은 장어 덮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교토갈일 있으신분들은 꼭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Hobby
웨이트 트레이닝
2023년에 3대 400을 달성하고, 2024년에는 살을 한 5KG 빼면서 현재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게 목표였습니다. 목표와는 다르게 수행능력은 좋아지고 몸무게는 그대로입니다. 😅
요즘은 1RM 측정보다는 5-12개 정도 할 수 있는 무게에서 최대한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인바디 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운동 자세를 고치고, 그동안 소홀했던 운동 부위(팔, 어깨, 복근)에 좀 더 투자를 하면서 조금이지만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좀 더 큰 변화를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토트넘 vs K리그 올스타 직관
이번에 쿠팡시리즈 초청으로 토트넘이 내한해서 ‘토트넘 vs K리그 올스타’ 경기가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FC 바이에른뮌헨도 초청을해서 ‘토트넘 vs FC 바이에른 뮌헨’ 경기를 가장 가고 싶었지만, 해당 경기는 티케팅에 실패하고, K리그 올스타전은 성공해서 다녀오게 됐습니다!
평소에 같이 토트넘 경기를 보며 손흥민 선수를 응원하던 저랑 여자친구였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토트넘으로 이적한 양민혁 선수도 K리그 올스타 팀에서 뛰었는데 뛴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순간순간 번뜩이는 모습이 미래가 기대됐습니다. 좌흥민 우민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작년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vs K리그 올스타’전을 직관하고 왔는데, 올해도 해외 유명 클럽 축구 경기를 직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쿠팡플레이 사랑합니다!! 2025년에도 좋은 팀 초청 부탁드려요!
🐍 2025년
위에 적은대로 올해는 저희 튜닙에게 2024년은 쉽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인원수도 많이 줄고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남은 인원들의 노력 덕분에 저희에게 크고작은 몇 건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들에게 쉽지 않은 2024년이였기 때문에 매출 발생이 너무나 소중했고, 저희가 그동안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판매됐기 때문에 더더욱 값졌습니다. 덕분에 큰 위기는 넘길 수 있었고, 다가오는 2025년도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위기를 넘긴것처럼 2025년도 잘 해낼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2025년 계획
2025년에는 운전 연수를 좀 받아서 10년간 묵혀둔 면허를 좀 사용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재택근무 위주로 하다보니 매일 책상에 앉아서 노트북으로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할때도 공부할때도 노트북으로 하고 있고, 쉴 때도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다보니, 책상에 앉아서 펜을 잡고 하는 필기 공부나 독서와 점점 멀어지더군요. 올해에는 스터디 카페를 다니며 멀어졌던 필기 공부와 독서와 다시 가까워져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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